18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한 관리가 와서 절하며 이르되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 하니 19 예수께서 일어나 따라가시매
제자들도 가더니 20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지니 21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22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이르시되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 23 예수께서 그 관리의 집에 가사 피리 부는 자들과 떠드는 무리를 보시고
24 이르시되 물러가라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시니 그들이 비웃더라
25 무리를 내보낸 후에 예수께서 들어가사 소녀의 손을 잡으시매 일어나는지라
26 그 소문이 그 온 땅에 퍼지더라
주님의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얻겠다는 믿음을 가졌던 혈루병을 앓던 여인은 주님에게
그 믿음을 인정받아 구원을 받습니다. 반면 비웃는 사람들 앞에서 주님께서는 소녀를 다시 일으키심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잔다는 자신의 말씀을 확증하십니다. 오늘 우리의 삶에도 이러한
인정받는 믿음과 말씀의 확증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시다.
어제 본문에서 우리 주님께서는 낡은 옷과 낡은 가죽부대와 같은 바리새인들과 세례요한의
제자들의 가치관과 생각을 꾸짖으며 그들이 새 옷과 새 가죽부대가 되어야만 새 천과 새 포도주인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를 수 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본문에서 우리는 새 가죽부대로 새 포도주를 담은 참되고 온전한 믿음의 사람들을
발견합니다. 방금 죽을 지경인 열 두살 된 딸을 가진 한 관리(회당장 야이로 막5:22-43)와 12년동안 혈루병을 앓은 한 여인입니다.
먼저 한 관리는 회당장 야이로인데, 그는 방금 죽을 지경인 열 두살 된 딸을 살려달라고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마5:22-43). 앞서 바리새인과 세례요한의 제자들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포로시대 이후 유대인들의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의 중심지인 회당의 장이라는 위치에 있던
야이로의 경우는 매우 놀랍습니다. 비록 회당장 야이로가 자기 딸이 죽을 병에 걸려 방금 죽어가는 상황에서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그는 예수님께 절하며 간구합니다: “내 딸이 방금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어 주소서 그러면 살아나겠나이다”(18). 우리 번역에 “절하며”로 단어는 흔히 “예배하다”로 번역되는 “프로스퀴네오” 라는 단어를 마태는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회당장 야이로의 모습과 요청이
단순히 병을 고쳐주기를 바라는 정도가 아닌,
예수님에 대한 진실된 믿음을 포함하고 있음을
은연중에 드러냅니다. 이것은 야이로의 말 속에서도 드러나는데, 마가와 달리, 마태에 의하며 야이로는 자신의 딸이 “지금은 죽었을 것”을 전제합니다. 아마도 야이로가 집에서 출발할 때에는 위급한 상황이었을 것이지만, 지금 쯤에는 죽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이로는
주님께서 손을 얹으시면 (죽은 내 딸이) “살아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 주님께서 죽은 자를 살리시는 분이심을 믿지 못하면 하지 못하는 고백이며 확신입니다. 그렇기에 야이로는 자신의 집으로 갔을 때, 딸이 이미 죽었고 딸의 장례를 위해 피리부는 자들을 비롯한 사람들이 와 있는 상황(마가에 따르면, 집으로 가는 중 야이로의 집에서 사람이 와서 딸이 죽었음을 알립니다)이며 또한 그 사람들이 예수님을 비웃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가 잠을 잔다”는 주님의 말씀을 믿으며,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예수님을 죽은 딸에게로 안내합니다. 마가에 따르면, 길에서 자기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야이로에게 주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두려워 하지 말고 믿기만 하라”(막5:36). 여기에서 “믿기만 하라”는 것은 현재명령으로 “계속 믿어라”는 의미입니다. 즉 앞서 말한 것처럼, 주님께서 죽은 자도 살리시는 분이심을 계속 믿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회당장 야이로는 신분과 상황 등을 넘어서 예수님을 믿습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야이로의 믿음을 아시고 그의 믿음의 요청에 응답하여 그 딸을 일으키시며(달리다굼 소녀야 일어나라) 나아가 이를 통해 “비웃는 자들” 앞에서 죽은 자도 살리시는 권세가 있는 분이심을 확증해 주십니다.
다음으로 회당장 야이로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 12년 동안이나 혈루병을 앓은 한 여인이 아무도 모르게 주님의 뒤로 와서 주님의 겉옷
가를 슬쩍 만집니다. 왜냐하면 이 여인은 주님의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마9:21; 막5:28). 마가에 따르면, 이 여인은 그동안 많은 의사들을 찾아다녔으나 많은 괴로움만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고 오히려 병은 더 심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이 여인은 격리된 채 생활해야 했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하지 못했습니다(레 15장). 그렇기에 이 여인이 길을 가는 외간남자의 겉옷을 슬쩍 만지는 행위는 사실상 죽음을 각오한 일입니다. 물론 많은 무리들이 에워싸고 길을 가던 상황이었기에, 이 여인은 예수님조차도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는 즉각적으로 이 여인의 행동을 아셨고, 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이 여인을 드러내십니다: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막5:30). 이어지는 제자들의 반문처럼, 많은 사람들이 에워싸 미는 상황에서, 이 여인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아니, 드러내지 않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자신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 떨며 주님 앞에 와서 엎드려 모든 사실을 말합니다. 이런 여인에게 주님께서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22; 막5:34)고 말씀하셔서 이 여인의 믿음을 인정하십니다. 본문은 “여자가 그 즉시 구원을 받으니라”(22)고 이 여인의 믿음과 또한 주님의 권세를 즉각적으로 확증합니다.
이처럼 오늘 본문에서 회당장 야이로와 혈루병 여인은 앞서 바리새인들과 세례요한의 제자들이
가지지 못한 예수님에 대한 분명한 믿음을 가졌고 그 믿음을 따라 행하여 자신들의 믿음을 인정받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처한 상황과 형편, 그리고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들을 뛰어넘어 주님에 대한 믿음을 가졌고 드러내었고 확증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들이야말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새포도주를 담는 새부대입니다. 오늘 우리들도 예수님을 믿고 그 믿음을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내며 확증하여 주님으로부터
인정받는 새부대로서의 믿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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