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척설립예배 이야기 - 프랑크푸르트 만나교회

개척설립 예배를 유럽 고신총회 중부노회의 허락 하에 2020년 3월 13일 준비하고 계획하였는데, 예배를 은혜 중에 잘 드리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개척설립예배를 드리기까지 두어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1. 예배당이 아닌 교육관에서

먼저는 예배를 저희가 사용하는 독일교회 예배당이 아닌, 독일교회 교육관에서 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개척설립예배가 예정된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에 독일교회 노회의 여성분들의 조찬기도모임이 계획되었고 이를 위한 준비를 하루 전인 금요일에 하였기 때문입니다. 독일교회 목사님도 금요일에 준비한다는 것은 잘 모르는 상태였기에 금요일 저녁 저희의 예배당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독일교회 측에서 예배당이 아닌 교육관을 사용하도록 저희에게 제안을 하여 3월 8일 주일저녁에 독일목사님과 함께 교육관을 살펴보고 3월9일 급히 장소변경 안내문을 보내었습니다. 이 일은 저희에게는 더욱 좋은 기회와 새로운 목표가 세워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육관을 살펴볼 때, 독일 목사님이 독일교회에 속한 건물이 많은 관계로 교육관을 2년 정도 후에 매각하려고 한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교육관 건물은 2층 단독건물로 1층에는 여러 개의 세미나실들과 부엌과 화장실이 있고 2층은 예배실(150명)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홀이 있는데, 심지어 오르간까지 있습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예배당 건물에는 그룹모임을 할 수 있는 방들은 2개 밖에 없어서 성도들과 자녀들이 조금 더 많아지면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중인데, 교육관건물은 한국교회에 아주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독일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건물을 살펴보는 중에, 이 건물을 우리가 구입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프랑크푸르트 공항과는 더 가까운 위치(10분)이고, 프랑크푸르트 쪽에서 오고 가는 것이 더 편리한 위치입니다. 더불어 프랑크푸르트와 마인츠와 비스바덴을 연결하는 S-Bahn 역도 예배당과 거의 비슷한 거리(500m)에 위치해 있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호텔들과 숙박시설들도 있습니다. 함께 교육관을 살펴보던 독일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관련된 일을 하는 성도도 충분히 리모델링을 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서 구입을 목표로 준비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아무래도 독일사람들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식사라든가 모임이라든가 하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을 생각하면, 마음놓고 여러 가지 사역들과 모임들을 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이기에,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해 놓으신 것만 같았습니다. 아직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큰 목표이고 미래의 일이지만, 만나교회 성도들이 함께 이 교육관건물을 목표로 기도하면 준비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2. 코로나 19 에도 불구하고

개척설립예배와 관련해서 두 번째 일은 코로나 19사태가 유럽에서도 갑작스럽게 진행이 되어 참석하기로 예정되었던 고신총회와 노회의 목사님들께서 참석치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12일인 목요일 낮까지만 해도 식사는 호텔에서 간단히 도시락 정도를 먹는 것으로 하고, 목사님들께서 오시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목요일 오후 늦게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이 닫힌다는 이야기로부터 각 나라별로 국경을 넘지 말라는 뉴스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목요일 늦은 밤에 노회 목사님들과 또 만나교회 성도들과 의견을 듣고, 개척설립예배를 드리되 근처에 있는 목사님들과 참석하는 성도들로만 예배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준비했던 예배순서를 급히 변경하여 제가 직접 예배인도와 말씀을 전하고, 박의석 은퇴목사님께서 축사와 격려사를 해 주시기로 하였습니다.

한 밤중에 새롭게 순서지를 만들고 설교를 준비하는데, 교회 성도들로부터 내일이 아니면 언제 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으니 비록 참석하는 이들이 없고 만나교회성도들만 모이더라도 하자는 의견과 격려의 메시지들이 왔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중에 하나님의 인도하심만을 바라보며, 처음 프랑크푸르트 지역에 고신교회를 개척하고자 결정을 했을 때, 마음에 주셨던 고린도후서 6장 10절의 말씀이 다시금 마음에 울렸습니다: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금요일 오전, 예배 후 먹을 샌드위치를 집에서 만드는데, 참석하겠다고 하신 분들 중에 코로나로 인해 참석하기 어렵겠다는 연락도 여기저기서 왔습니 다. 괜히 속이 상하고 또한 혹시나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오후가 되어 교육관에 가서 예배실 자리를 정리하고 플랜카드를 달고, 친교를 나눌 아래층 방들도 정리를 하면서 마음이 차츰 나아졌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저쪽 예배당보다 여기가 훨씬 좋다면 마냥 뛰어다니고 신이 나 있는 모습을 보면서 주님의 인도하심을 다시금 경험하였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원래 계획했던 대로 예배 후 먹을 샌드위치를 70인분정도 준비하고, 접시와 물과 커피 등도 준비를 했습니다.

예배 1시간 30분 전에 함께 예배 반주를 돕기로 한 서너 분들이 먼저 와서 예배실에서 찬양반주를 연습하기 시작합니다. 원래 예배반주는 아내가 오르간으로 하려고 준비하고 자원찬양을 할 때에는 첼로와 바이올린으로 반주를 하려고 계획하였습니다. 그러나 수요일 저녁 아내가 손을 다쳐서 반주를 전혀 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 되었습니다. 급히 연락을 하여 예배 반주 전체를 부탁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생각지도 않게 기타로 멋진 연주까지 함께 하게 되어 더욱 풍성한 예배가 되었습니다. 저희 만나교회 성도들도 어른부터 아이에 이르기까지 자원찬양을 연습합니다.

예배시간이 가까이 되어 한분 두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의자를 놓으면서 처음에는 40개를 놓았다가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요 라는 말을 듣고 50개를 놓았는데, 예배를 시작할 때에는 부족하여 밖에서 의자를 더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이런 시국에 여기까지 오셔서 함께 예배하고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예배를 시작하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말씀을 전하게 되었기에, 만나교회가 되기를 원하는 교회공동체의 모습,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비젼을 중심으로 말씀을 전하였는데, 돌아보니 만나교회를 소개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참석인원을 헤아려보니 60여명 정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예배 후 샌드위치를 먹으며 친교를 나누고 정리를 하니, 모든 것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준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도들은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많이 부족할 뻔 하였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만나교회는 첫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들이 이제 시작하였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좋다고들 말합니다. 여러 가지로 마음고생하며 큰 결정들을 한 만나교회 성도들에게 위로와 은혜의 시간이 되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제 시작한 작은 교회공동체이지만,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와 같은 교회공동체와 성도들이 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Wir sind…..als die Traurigen, aber allezeit fröhlich; als die Armen, aber die doch viele reich machen; als die nichts haben und doch alles haben. 만나교회 개척설립 예배 이야기 2020.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