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윗의 시대에 연부년 삼
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 집을 인함이니 저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
2 기브온 사람은 이스라엘 족속이 아니요 아모리 사람 중에서 남은 자라 이스라엘 족속들이 전에 저희에게 맹세하였거늘
사울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으므로 저희 죽이기를 꾀하였더라 이에 왕이 기브온 사람을 불러 물으니라 3 다윗이 저희에게 묻되 내가 너희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내가 어떻게 속죄하여야 너희가 여호와의 기업을 위하여 복을 빌겠느냐 4
기브온 사람이 대답하되 사울과 그 집과 우리 사이의 일은 은금에 있지 아니하오나 이스라엘 가운데서 사람을 죽이는 일은
우리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왕이 가로되 너희의 말하는 대로 시행하리라 5 저희가 왕께 고하되 우리를 학살하였고
또 우리를 멸하여 이스라엘 경내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모해한 사람의 6 자손 일곱을 내어 주소서 여호와의
빼신 사울의 고을 기브아에서 우리가 저희를 여호와 앞에서 목매어 달겠나이다 왕이 가로되 내가 내어 주리라 하니라
어제 본문에서
세바의 반란이 요압의 능력이나 잔인한 세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한 여인의 지혜와 용기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피흘림없이 해결된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 왕이 다스리던 시기에 있었던 3년의 기근에 대한 언급에서부터 시작합니다.
3년간이나 연속으로 비가 적게 오면서 기근이 이어지자 다윗은 하나님께 나아가 간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그 기근의 원인이 기브온 사람을 사울왕이 죽여 피를 흘렸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십니다(1). 이에 대하여 2절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는데, 기브온 사람들은
아모리 족속이었으나 여호수아를 속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 중에 남은 사람들입니다(수 9:3-27).
그러나 사울은 그들을 학살하는데, 왜냐하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사울이 가졌던 열심은 다름 아니라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백성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는 열심입니다.
사울은 이를 위하여 하나님의 이름으로 맺은 언약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깨뜨리고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합니다.
이것이 일방적인 학살인 것은 3절에서 다윗이 이 일을 „속죄해야 하는 일“로 말하고 4절에서 기브온 사람들이
„사울과 그 집과 우리 사이의 일은 은금으로 해결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이스라엘 중에서 사람을 죽일 권한이 없다“, 즉 죽음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나아가 기브온 사람들은 다윗에게 „우리를 학살하였고 우리를 멸하여 이스라엘 경내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였다“(5)고 말합니다. 즉 사울왕과 그 가문은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할 뿐만 아니라, 그들 중 남은 자들을 기브온, 심지어
이스라엘 경내에서 내쫓았습니다. 아마도 사울의 가문은 그들의 성인 기브아에서 가까운 기브온을 차지하기 위해
이런 학살을 일으킨 듯 합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말대로 은금이 아닌 죽음의 복수로 이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데, 사울의 자손 일곱을 사울의
고을 기브아에서 죽이고자 합니다(6). 그러나 기브온 사람들은 이것이 단순한 사람들 사이의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들에게 하신 언약을 깨뜨린 것에 대한 처벌임을 드러내고자 „여호와 앞에서
목매어 달겠다“고 말합니다. 즉 하나님의 언약을 깨뜨려 하나님의 저주를
받는 것임을 드러내겠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오늘날 모든 기근의 원인이 이와 동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브온 사람들과 관련된 이
기근은 유일회적인 사건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 기근의 원인만을 알려주셨을 뿐,
그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알려 주지 않으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은 이미 앞서도
계속해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세바의 반란에서도 하나님께서는 그
일의 해결책을 직접 알려주시거나 제공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학살한 결과로 있게
된 3년의 기근에 대한 해결책을 하나님은 다윗과 기브온 사람들, 그리고
사울의 집안 사람들 등에게 맡겨 놓으십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이 일이 인간적인 보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깨뜨린 것에 대한 하나님의 언약의 저주임을 드러냄으로 하나님의 언약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모습은 하나님의 언약을 무시하고 사람들을 위한 열심을 쫓았던 사울왕의 모습과 대조됩니다.
다음으로 기브온
사람들의 학살이 원인이 된 이 3년의 기근을 사울이 살아있을 당시에 사울에게 묻지 않으시고,
한참후인 다윗 왕이 다스리는 때에 있게 하신 것에 대하여 성경본문은 전혀 답을 주지 않습니다. 아마도 추측하기로는 세바의 반란을 끝으로 하나님이 세우신 하나님의 나라가 하나님이 원래 원하신 화평과 안식의 나라(솔로몬의 통치로 대표되는)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에서 이전에 있었던 학살과 그로 인한 복수와 원망
등의 여러 가지 것들을 정리하기 위함인 듯 합니다. 즉 사울 왕과 그의 가문으로 대표되는 세상의 나라가 가져온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사울 왕과 관련된 이 마지막 사건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세상의 나라가
가져온 모습은 사울 왕과 세상의 나라의 손으로 정리되지 않고, 하나님이 세우신 다윗왕과 하나님의 나라의 손으로
정리됩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자신의 이름으로 한 언약을 세월이 지난 후에도 기억하고 그 언약을 무시하고 어긴 사울 왕과 그 집안에 그 책임을 물으십니다. 혹시라도 나의 삶에서 하나님의 언약을 무시하는 경우는 없는지 살펴보면서, 우리들이 계속하여
믿음으로 하나님의 언약을 따르며 사람을 위한 열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열심을 낼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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