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만나

33 제육시가 되매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더니 34 제구시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지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35 곁에 섰던 자 중 어떤 이들이 듣고 이르되 보라 엘리야를 부른다 하고 36 한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에 신 포도주를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하고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보자 하더라 37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라 38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 39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 40 멀리서 바라보는 여자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 막달라 마리아와 또 작은 야고보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또 살로메가 있었으니 41 이들은 예수께서 갈릴리에 계실 때에 따르며 섬기던 자들이요 또 이 외에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온 여자들도 많이 있었더라

어제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후 그 십자가 아래에서 사람들이 예수를 조롱한 내용을 중심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후, 숨지시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예수님의 죽으심의 의미를 보여줍니다. 먼저 본문은 제 육시에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 구시까지 계속되었다(33)고 말합니다. 어제 살핀 것처럼, 제 육시에서 제 구시는 오늘날의 시간으로 12시에서 15시로, 가장 빛이 가득하고 밝을 때의 시간입니다. 유월절이 겨울을 지나 후 봄이 시작되는 계절인 것을 감안하면, 이 시기의 낮은 빛은 만물에게 새롭게 활력을 주어 소생하게 하는 원천입니다. 그러한 시기에 빛이 가장 가득해야 하는 시간에 어둠이 온 땅에 가득히 내려앉았습니다. 십자가의 고통 중에 그 어둠의 시간을 견디신 주님께서는 그 마지막 시간인 제 구시에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34). 달리 말하면,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견디신 그 어둠의 시간은 곧 아버지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버리신 시간이며 예수님의 고통을 외면하신 시간입니다.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고 외면받는 이 시간의 고통에 대하여 이미 주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14:36). 한걸음 더 나아가 이것은 버림당하고 외면당하신 예수님의 고통의 시간일 뿐만 아니라, 자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버리며 외면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하나님 아버지의 고통과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고통은 세상의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으며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십자가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의 외침을 듣고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엘리야를 부르는 것으로 착각하며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보자“라며 조롱합니다(35-36).

이렇게 아버지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러한 고통을 감내하신 이유는 죄인된 우리들을 용서하시고 하나님과 화목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골로새서에서 바울은 아버지 하나님에 대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시고 그의 십자가의 피로 화평을 이루사 만물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 그로 말미암아 자기와 화목하게 되기를 기뻐하심이라 전에 악한 행실로 멀리 떠나 마음으로 원수가 되었던 너희를 이제는 그의 육체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화목하게 하사 너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그 앞에 세우고자 하셨으니“(골 1:19-22). 또한 에베소서에서 바울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고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시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그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엡2:13-18).

오늘 본문에서는 이러한 아버지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드러내는 한가지 사건이 제구시에 있었음을 밝혀줍니다: „제 구시에 예수께서 큰 소리를 지르시고 숨지시니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니라“(37,38). 즉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성소의 휘장이 찢어져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모두가 하나님 아버지 앞으로 담대히 나아갈 수 있음을 드러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그에 대한 한 증인으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바로 그 일을 진행시킨 백부장을 불러옵니다: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39; cf. 눅23:47).

이와같이 아버지 하나님의 버리심과 외면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죄인된 우리들이 하나님의 성소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렸습니다. 죄인된 우리들이 그러한 예수님을 믿어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소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음을 감사하며 찬양합시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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