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사가랴가 천사에게 이르되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 19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가브리엘이라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받았노라 20 보라 이 일이 되는 날까지 네가 말 못하는 자가 되어 능히 말을 못하리니 이는 네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함이거니와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 하더라 21 백성들이 사가랴를 기다리며 그가 성전 안에서 지체함을 이상히 여기더라 22 그가 나와서 그들에게 말을 못하니 백성들이 그가 성전 안에서 환상을 본 줄 알았더라 그가 몸짓으로 뜻을 표시하며 그냥 말 못하는대로 있더니 23 그 직무의 날이 다 되매 집으로 돌아가니라 24 이후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고 다섯 달 동안 숨어 있으며 이르되 25 주께서 나를 돌보시는 날에 사람들 앞에서 내 부끄러움을 없게 하시려고 이렇게 행하심이라 하더라
어제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오래전에 약속하신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기 위하여 늙고 아이가 없었던 사가랴와 엘리사벳에게 아기를 주셔서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할 것이라고 알리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러한 소식에 대한 사가랴의 반응을 보여주는데, 사가랴는 그러한 소식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각에 자신과 자기 아내는 늙었기 때문입니다(18). 즉 사람의 생각과 방법, 지혜를 통해서는 결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낸 천사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가브리엘이라고 밝히면서 „이 좋은 소식을 전하여 네게 말하라고 보내심을 받았다“(19)고 말을 시작합니다. 생각해 보면, 사가랴와 엘리사벳에게 있어 천사가 전한 그 소식은 „좋은 소식“입니다. 어쩌면 그들이 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도하였지만, 결국 포기하고 사람들의 멸시를 당하는 그 모든 상황을 한번에 뒤집을 만한 소식입니다. 그러나 사가랴는 그 좋은 소식을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의 생각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이러한 사가랴의 불신앙을 책망하며, 그 좋은 소식의 일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말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합니다(20). 이러한 „말하지 못함“은 단순히 말을 못하는 것을 넘어서, 그 좋은 소식의 이루어짐에 대한 사가랴를 비롯한 인간의 개입이 불가능함을 드러냅니다. 왜냐하면 이후에 보듯, 말이 아니라 글로도 소식을 전하고 이런저런 의견과 방법 등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그러한 사가랴의 불신앙을 넘어서 자신의 계획과 약속을 자신이 정하신 때에 하나님 자신이 반드시 이루시겠다고 선언합니다: „때가 이르면 내 말이 이루어지리라“(20).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처럼, 엘리사벳은 임신하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께서 나를 돌보시는 날에 사람들 앞에서 내 부끄러움을 없게 하시려고 이렇게 행하셨다“(25). 달리 말하면, 하나님이 이렇게 사람의 불신앙과 무능력을 넘어 자신의 약속과 말씀을 반드시 이루시는 이유는 „자기 백성을 돌보시고 그들의 부끄러움을 없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대강절 첫 주간을 지내면서,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 그것도 연약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러한 아기로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서 처참하게 죽으신 것은 사람의 지혜와 방법과 능력을 뛰어 넘은 것입니다. 심지어 바로 그러한 예수님을 통해 그를 믿는 모든 자들의 죄들을 용서하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게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선언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아득히 뛰어넘은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그러한 하나님의 지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의 지혜를 인정하며 받아들일 수만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 하나님의 놀라운 행하심으로 죄인된 우리가 용서받고 구원받았음을 믿으며 감사하는 하루의 시간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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