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만나

1 이삭이 야곱을 불러 그에게 축복하고 또 당부하여 이로되 너는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2 일어나 밧단아람으로 가서 네 외조부 브두엘의 집에 이르러 거기서 네 외삼촌 라반의 딸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 3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4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되 너와 함께 네 자손에게도 주사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가 차지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5 이에 이삭이 야곱을 보내매 그가 밧단아람으로 가서 라반에게 이르렀으니 라반은 아람 사람 브두엘의 아들이요 야곱과 에서의 어머니 리브가의 오라비더라

지난 토요일 본문에서 에서가 야곱을 죽이고자 한다는 소문을 들은 리브가는 야곱을 하란으로 도망하게 하면서, 자기 남편 야곱에게 에서의 아내들인 헷 족속의 딸들에 대한 문제를 언급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러한 리브가의 언급에 이삭이 어떻게 반응하였는지를 보여주는데, 특히 오늘 이 본문이 이삭이 180세의 나이로 죽기 전 남은 세월 동안 창세기에서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행하는 마지막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35:28,29). 즉 오늘 이 본문은 이삭의 유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앞서 에서에게 주고자 하였던 복의 내용과 달리, 이삭은 야곱에게 가나안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지 말고 같은 족속이며 집안인 외삼촌 라반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맞이하라고 명하면서 야곱을 밧단아람으로 보냅니다(1,2).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로 이삭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셨고 이삭 자신이 상속자가 되었던 그 언약을 언급하면서 바로 그 자신의 언약을 반드시 이루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복을 주시기를 축복합니다(3,4).

이 축복의 내용은 앞서 에서에게 주고자 한 축복인 „하나님은 하늘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27:28,29)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지금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하는 그 복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을 따라 주신 그 복을 야곱에게도 주시기를 원하는 것으로 먼저는 „약속하신 자손“에 대한 것(3 네가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여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기를)과 다음으로는 „약속하신 그 땅“에 대한 것(4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주신 땅 곧 네가 거류하는 땅을 네게 차지하게 하시기를)입니다. 나아가 앞서 에서에게 주고자 한 그 복의 주체는 이삭 자신(내가 원하노라)였지만, 지금 야곱에게 주고자 하는 그 복의 주체는 „전능하신 하나님“입니다(전능하신 하나님이 복을 주시어 이루게 하시고 차지하게 하시기를).

바로 이것이 이삭이 자신의 삶에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우리가 살펴보았듯, 이삭은 비록 언약의 상속자였지만, 자신의 아들들인 에서와 야곱과 관련해서는 그러한 하나님의 언약과는 관계없는 세상적인 기준과 관점으로 철저하게 대하여 살았습니다. 그러나 에서와 야곱에게 축복하는 일과 관련된 그 마지막 순간에 이삭은 믿는 자의 삶은 결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하여 이삭의 마지막 말들은 오늘 본문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믿음의 말들로 변화되었습니다. 세상적인 기준이나 가치관, 이삭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이나 결정이 아닌, 하나님의 언약과 그 언약을 이루시는 전능하신 하나님께 맡기며 그 뜻을 의지하는 모습입니다. 이것이 창세기에서 이삭이 등장하여 말하는 마지막 내용임을 기억하면서, 나의 마지막 말들은 무엇이어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봅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토요일 언급한 것처럼, 그러한 깨어진 가족들의 삶에서 아브라함에게 주셨고 이삭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그 언약은 어떻게 되는가 라는 질문을 제기하면서, 오늘 본문은 가장 먼저 이삭의 유언과도 같은 말로 답을 합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그 언약을 주시고 반드시 이루시는 전능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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