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가 이르되 여호와의 말씀을 들을지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리라 하셨느니라 그 때에 왕이 그의
손에 의지하는 자 곧 한 장관이 하나님의 사람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요 하더라 엘리사가 이르되
네가 네 눈으로 보리라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하리라 하니라 성문 어귀에 나병환자 네 사람이 있더니 그 친구에게 서로 말하되 우리가 어찌하여 여기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랴 만일 우리가 성읍으로 가자고 말한다면 성읍에는 굶주림이 있으니 우리가 거기서 죽을 것이요 만일 우리가 여기서 머무르면 역시
우리가 죽을 것이라 그런즉 우리가 가서 아람 군대에게 항복하자 그들이 우리를 살려 두면 살 것이요 우리를 죽이면 죽을 것이라 하고 아람 진으로
가려 하여 해 질 무렵에 일어나 아람 진영 끝에 이르러서 본즉 그 곳에 한 사람도 없으니 이는 주께서 아람 군대로 병거 소리와 말소리와 큰 군대의
소리를 듣게 하셨으므로 아람 사람이 서로 말하기를 이스라엘 왕이 우리를 치려 하여 헷 사람의 왕들과 애굽 왕들에게 값을 주고 그들을 우리에게 오게
하였다 하고 해질 무렵에 일어나서 도망하되 그 장막과 말과 나귀를 버리고 진영을 그대로 두고 목숨을 위하여 도망하였음이라 그 나병환자들이 진영
끝에 이르자 한 장막에 들어가서 먹고 마시고 거기서 은과 금과 의복을 가지고 가서 감추고 다시 와서 다른 장막에 들어가 거기서도 가지고 가서 감추니라
사마리아 성이 포위된 어려운 상황 중에 엘리사는 자신을 죽이려고
한 여호람왕에게 하나님의 구원이 하루 뒤에 있을 것으로 예언합니다. 그러나 여호람 왕의 신하는 그것을
믿지 않고 하나님이 그것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말합니다. 결국 가장 낮은 나병환자까지도 누리는 구원의
은혜를 이 신하는 목격은 하지만 누리지는 못합니다(19,20). 오늘 우리들의 삶에 이런 어리석은 모습이
없기를 바라며 주님의 은혜를 끝까지 믿고 참되게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어제 본문에 이어서 오늘 본문은 계속하여 아람군대에 포위되어
극도의 굶주림 속에서 그러한 재앙이 여호와께로부터 왔다고 선언하며 엘리사를 죽이려고 사람을 보낸 북이스라엘 왕에 대한 하나님의 선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 한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고 보리 두 스아를 한 세겔로 매매하리라”(1). 아람군대에게 포위된 상황에서 결코 먹지 못할 나귀 머리 하나에 은 팔십 세겔, 비둘기 똥 사분의 일갑에 은 다섯 세겔이라는 비참한 처지에 있는 북이스라엘 왕과 백성들에게 이러한 하나님의
선언은 결코 이루어질 것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본문은 이러한 하나님의 놀라운 복과 구원의 선언에 대한
사마리아 성의 사람들의 반응을 왕의 한 신하와 네 명의 문둥병자를 통해 드러냅니다. 생각해 보면, 여호와 하나님을 믿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자들에게 이러한 반응은 당연합니다.
세상적으로 생각하면, 사마리아성을 포위한 저 아람군대가 스스로 물러가기를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그 철수시간 자체는 여러 날이 걸립니다. 더구나 사마리아성에 밀가루와 보리를 다른 지방이나 나라로부터
가져오는 것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즉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상황적으로 내일 이맘때에 사마리아 성에
먹을 것이 풍족해 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한 장관은 “심지어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신들 이런 일이 결코 있지 않을 것”(2)이라고 확신에 차서 엘리사의 말에
반박합니다. 여기에서 더 큰 문제는 “하늘에 창을 내신 들”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출애굽 할 때 광야에서 하나님게서
하늘에서 양식을 비같이 내리신 일(출16:4ff; 신8:3; 시 78:24)을 비꼬는 표현으로, “여호와께서 하늘에 창을 내실 수 없다”는 확신을 전제한 표현입니다. 어쩌면 이 신하는 출애굽 때 백성들의 굶주림을 면하게 한 하늘양식인 만나에 대한 이야기를 믿지 않는 듯 합니다. 그렇기에 엘리사는 이 신하가 그것을 목격하지만, 그것을 먹지는 못할
것이라는 심판의 선언을 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참으로 비통하고 비참한 상황일 것입니다. 오랜 굶주림 속에서 먹을 것이 풍족해 지는 것을 목격하지만 그것을 정작 먹지는 못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그는 자신의 잘못과 불신앙을 그것을 목격하는 순간 깨닫게 될 것이지만,
하나님의 복을 결코 누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네 명의 문둥병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합니다.
그것은 성안으로 들어가든지 성문밖에 앉아있든지 그것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일 뿐입니다. 그런
죽음을 기다리는 상태에서 그들은 현실적인 굶주림만이라도 면해 보고자 아람군대에게 항복하려고 갑니다. 이것은
어찌보면, 영리한 생각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아람군대가 자신들을
사마리아성에 대한 정보를 캐기 위하여 포로로 잡는다면, 적어도 먹을 것을 제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이 문둥병자 네 명도 여호와의 구원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그들은 자포자기한 상태입니다: “우리를 죽이면 죽을 것이라.” 이러한 선언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람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은 자라는 인식을 드러냅니다. 즉 처음부터 그들은 구원의
소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나병환자에게도 구원의 복과 은혜를 누릴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들이 아람군대의 진영에 갔을 때, 그곳에는
이미 한 사람도 없습니다. 본문은 하나님께서 병거소리와 말소리와 큰군대의 소리를 아람군대가 듣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람군대는 자신들이 들은 소리를 이스라엘 왕이 값을 주고 데려온 헷과 이집트의 군대로 오해하고
목숨을 위하여 장막과 말과 나귀까지 다 버리고 도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이스라엘 왕과 사람들과
사마리아 성에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아무도 없는 아람군대의 진영 바로 그곳을 네 명의 나병환자들은 자유롭게 마음껏 들락날락하며 먹고
마시고 은과 금과 의복을 얻습니다. 본문은 이렇게 나병환자가 이러한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된 이유에
대하여 아무것도 밝혀주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
나병환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자포자기하고 스스로를 사람들과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로 여기고, 구원의
소망을 가지지 못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이들도 부지불식 간에 구원의 복과 은혜를
누리게 하셨고, 심지어 가장 먼저 누리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나병환자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구원의 복과 은혜를 알게 되는 사마리아성과
북이스라엘의 사람들은 자신들에게도 하나님께서 구원의 복과 은혜를 베푸신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앞서 언급된 왕의 신하처럼, 하나님께서 이미 베푸시고 이루어진 구원의 은혜조차도 신뢰하지 못하고
부인하며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부정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께서 구원의 복과 은혜를 누리지 못하게 하심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오늘 본문의 교훈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모두는 부지불식간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베푸신 구원의 복과 은혜를 받고 누리며 살아갑니다. 이 구원의 복과 은혜를 받고 누리는 것에는 우리 편에서 이루어야 할 아무런 조건도 없으며 심지어 자포자기하며
스스로를 사람들과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은 자라고 여기더라고 괜찮습니다. 선하신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자들에게까지
구원의 은혜와 복을 풍성하게 허락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우리가 받아 누리는 구원의 복과 은혜는 바로
이것이기에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그러나 반면,
이미 받은 구원의 복과 은혜를 따라서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며 순종하지 못하는 자들,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의도적으로 부인하고 부정하는 자들에게는 그러한 구원의 복과 은혜를 계속하여 누릴 수 없는 심판이 임할 때도 있음을
보게 됩니다.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을 향하여 귀신의 왕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선언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의 모든 죄와
모든 모독하는 일은 사하심을 얻되 누구든지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사하심을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가 되느니라”(눅3:22-30; 마12:22-35). 오늘 우리들의 삶에서 이런 어리석은 모습이 없기를 바라며 주님의 은혜를 끝까지 믿고
참되게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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